지난 16일 일본 도쿄도 조후시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.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 E-1 챔피언십(이하 동아시안컵) 남자부 최종전에서 한국은 일본을 4-1로 대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. 대회 최초로 남자부 2연속 우승의 기록이었다. 최종예선을 통과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던 경기력, 히딩크 감독 부임설 논란, 10월 유럽 원정에서의 2연속 완패로 위기를 맞는 듯 했던 신태용호는 11월 국내 평가전에서의 반전과 한일전 완승으로 마무리한 동아시안컵 우승으로 분위기를 크게 바꿨다.
7년 7개월 만의 승리, 그리고 35년 만의 3골 차 승리로 끝난 78번재 한일전의 하이라이트는 역전골이자 결승골이 된 정우영의 ‘무회전 프리킥’이었다. 한일전을 넘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역사에서 꾸준히 회자될 환상적인 골이 나왔다. 정우영은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비중 큰 경기에서 멋진 장면으로 연출했다.
울산 학성고, 경희대를 거친 정우영은 2015년 A대표팀에 선발되기 전까지 축구 팬들이 러시아 월드컵에서 보게 될 주요 선수라는 기대를 받지 못했던 이름이다. 2011년 J리그 교토 상가에 입단해 2015년까지 일본 무대에서 뛰었다. 주빌로 이와타, 비셀 고베를 거친 정우영은 2015년 고베의 주장이 되며 홍명보 이후 처음으로 J리그에서 주장 완장을 찬 한국인이 됐다. 그만큼 기량과 리더십, 통역 없이 일본어로 동료들과 대화할 정도의 적응력이 높이 인정받았다.